어느덧 아일랜드 출국하며 구했던 홈스테이 마지막날! 내일 이사니까 오늘이 마지막날이지 암암. 모든 것이 낯선 곳에서 익숙해진 첫 집이라 쪼금 각별해서 아침부터 좀 센치했다.
해외살이 로망이었던 천장 창문. 어떻게 여는지 한번 보고싶었지만 끝내 볼 수 없겠지! 집안 곳곳 천장에 창문이 있어서 초저녁에도 왠만하면 전등을 안 켜도 훤했다. 비 오는 날엔 저 창문으로 쏟아지는 비를 멍하니 보는 것도 조금 재미있었다. 한 번 뿐이었지만.
이사를 앞두고 짐정리 하면서 모아둔 페트병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온 날! 여기는 페트병에 담긴 음료를 사면 보증금을 받는데, 마트마다 비치되어있는 재활용 기계에 페트병이랑 캔을 넣으면 그 보증금을 바우처로 돌려받을 수 있다. 얼마 되진 않지만 물 한 병에 2유로인데 저만치 할인받으면 꽤 쏠쏠하죠!
게다가 유학원에서 하는 정모가 있었던 날! 한식당 모임이었는데 다른 것 먹을 걸 그랬어~ 돼지고기김치찌개라서 기대했는데 아무리 집에서 먹는 거랑 비교하면 안된다지만 고기가 리터럴리 손톱만큼 들어있었다. 엄마 아빠가 해주는 것 먹으면 공짜에다가 고기만 골라먹을 수 있는데 말이지.
밥 먹으면서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랑 각자 어학원 이야기도 하고 집 이야기도 하고~ 헤어져서 집에 가는 길에 포탈 앞에 서서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렸는데 뉴욕에 있는 사람들도 똑같이 해줘서 좀 기뻤다. 이게 진짜 되는거구나? 근데 내 핸드폰만 그런건지 버스 이정표도 그렇고 자꾸만 화면이 깨져서 찍히네..
집에 오는 길에 지난주부터 마지막 날이니까 살까 말까 고민했던 꽃다발을 결국 사 들고 왔다. 5유로인줄 알고 큰맘 먹었는데 그건 꽃 한 송이고 꽃다발은 10유로래서 또 마음이 흔들렸지만 유학원 사람들의 홈스테이 후기를 듣고 마음을 굳혔지.
하지만 산드라는 하필 오늘 엄청나게 집에 늦게 왔고. 꽃은 약간 시들었고. 그래도 요거 주니까 둘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서(기분탓.. 아닐거야) 꼭 안고 덕담 파티 했다. 🥹 보고싶을거야 산드라. 나는 그냥 스쳐가는 유학생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정말 고마웠어.
'일상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아일랜드 일상 30일차 브레이 헤드 등산 (7) | 2024.06.22 |
---|---|
아일랜드 일상 29일차 이사! (0) | 2024.06.22 |
아일랜드 일상 27일차 친구와 마지막 (0) | 2024.06.16 |
아일랜드 일상 26일차 나홀로집에 인 줄~ (1) | 2024.06.16 |
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25 4주차 시작 (0) | 2024.06.16 |